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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

2025년 6월 20일(금)~6월 26일(목)

전시 서문

우리가 사는 곳, 유원지에 부쳐

유원지는 흔히 일탈의 공간으로 여겨진다. 일상의 무게를 벗고, 잠시 머무는 해방의 장소. 하지만 그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유원지는 결코 비일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사는 세계의 축소판이다.
사람들은 유원지에 와서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서로의 눈을 피하고, 물속을 걸으며 일상의 자세를 반복한다.
유원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제스처는 결국 평소의 우리다. 우리가 평소처럼 앉고, 걷고,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이곳에도 이어진다.

그 말은 곧, 유원지가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특별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성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원지는 하나의 비유가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바로 유원지.

그 안에는 소외와 친밀, 고요와 소란, 나와 타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안에는 여전히 누군가 곁에 머무는, 작고 고요한 우리가 있다.

이 사진은 그 유원지의 한 순간, 다시 말해 우리의 세계 한 조각을 담고 있다. 그 물 위의 침묵, 움직임, 각자의 방향을 가진 몸짓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본다.
유원지라는 이름은, 그래서 곧 우리의 삶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이다.

김홍희/사진가

작가 노트

사진에 입문한 시간은 길지는 않다. 하지만 사진은 나에게 새로움을 느끼게 하고, 즐거움을 주고, 만족감을 갖게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유원지’라는 주제를 찾아가게 되었다.

유원지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그 순간의 상황과 개인의 마음 상태에 따라, 유원지는 모든 감정들이 교차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유원지에서 충분히 ‘휴머니티(인간성)’를 느낄 수 있다. 그곳은 단순히 놀이와 즐거움의 장소를 넘어 사람들 간의 연결과 이야기가 짙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 함께 손을 잡고 놀이기구를 타면서 크게 웃거나, 친구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장난을 치는 모습, 연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혹은 낯선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장면들은 인간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유원지를 찾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느끼고 싶고, 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더 나아가 나를 찾으러 간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보고 듣고, 느끼면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내 안의 자아를 찾을 수 있다.

자아를 찾는 것은 나를 찾는 것이고, 그것은 마음속에 들어가 나를 바로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를 바로 본다면 내가 찾아지는 것이고, 나를 바로 찾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유원지의 순기능이라 생각한다. 또 사람들 속에 독특하게 혼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도 있다.
유원지는 기쁨도 있지만 슬픔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쁨만 넘치는 곳은 아니라고 본다.

유원지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즐거움만 찾는 것은 아니다. 슬픔을 잊으려, 슬픔을 극복하려 찾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웃으며, 생각하며 슬픔을 추스를 수 있고, 건강한 나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본다.

유원지를 찾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건강한 나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힘들게 살아온 시간을 정리하고, 휴식하며 유원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새로운 것을 보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색다른 음식을 먹으며, 힘들었던 일들을 정리한 적이 있다.

유원지는 나에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고, 유원지는 에너지를 얻게 했고, 치유되게 했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었다.

유원지는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곳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면,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들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
모든 사람은 기쁨과 슬픔과 즐거움과 괴로움이 있다.
아이들의 해맑게 웃는 웃음과 순수함은 전 세계 공통으로 통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유원지를 다니며 휴머니티를 느낄 수 있었고,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노애락이 느껴졌다.
그 가운데 웃으며, 사랑하며, 생각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얻고 치유되어, 건강한 나를 찾아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있음을 느꼈다.

유원지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