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051

상처 위로 핀 풀꽃

2025년

작가 노트

적산(敵産)은 일제에 의해 지어진 건축물로, 우리 민족의 경제, 문화, 정신을 수탈하기 위한 침략의 상징이었다. 나는 29년간 일제 36년과 한국전쟁 등 아픈 역사의 흔적과 한(恨)에 주목하며, 적산을 통해 우리 삶의 부조화를 작업으로 기록해왔다.

1996년부터 시작된 작업은 사라져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기록성에서 출발했으나, 폐가나 주재소 같은 공간에서 느낀 공포와 묘한 기운은 시간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이후 적산에서 이어지는 일상과 그 속의 아픔까지 담아내려 했다.

촬영은 현실과 단절된 듯 한 세계를 오가며 긴장과 자극을 주었고, 나는 사진을 통해 기록 이상의 감정적 공유를 추구했다. 대상과의 마주 봄을 통해 주체적 인식을 강조하며, 사라져가는 적산과 그 안의 아픔을 재구성했다. 이는 잊혀져서는 안 되는 문화유산에 대한 작업으로, 내면의 또 다른 우리를 드러내는 과정이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작가소개

83년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89년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91년 화려한 무대가 아닌 바깥쪽 분장실과 주변을 중심으로 작업한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을 시작으로 <혼혈인, 또 하나의 초상>, <군함도–미쓰비시 군함도>, <독극물 반출현대에서 이식하여 미군은 무엇인가라는 프로젝트 전시>, <영생하는 순간들–한국의 오키나와 그 내부에서의 시선들>, <한국전쟁 직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 사진으로 검산골발굴 장소의 <잃어버린 기억>>, <식민지의 잔영–1910년–1945년 사이에 만들어진 군대 건축물을 중심으로>, <상처 위로 핀 풀꽃–조선인 강제 행정 작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작업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 그리고 26년간 작업한 혼혈인 작업의 최종 마무리 <빈번 백사>전을 2018년 9월에 개최했다.

2019년, 2020년, 2022년 베트남 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에 대한 작업 (<베트남전 참전 이후의 삶에 대해 말하다 I, II, III>)을 사진과 글로 보여주었고 현재 이후 작업을 준비 중이다. 가장 최근의 전시는 2023년 2월 서울 KP갤러리에서 열린 <91년부터 촬영한 혼혈인 작업–특별한 동행> 전을 했고, 2024년 1월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우베 해저 탄광에 대한 작업 <그들은 아직도 바닷물 속에 있다> 전을 개최했다.

이렇듯 근현대사의 굵직한 역사의 아픔들을 통해 30년간의 작업과 현재 진행 중인 <기행 도시> 시리즈와 <셀프> 등 새로운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진행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병행 중이다. 이처럼 전시와 함께 사진가와 관객의 소통을 위한 아트 토크쇼를 열어 단순한 사진 감상을 넘어 관객과 창작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함께 만들어 사진 이야기, 사진에 담겨지지 않은 프레임 밖의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