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051

보임

保護任持

2025년

■ 작가 노트
끈질기게 침묵하는 어느 무덤가
눈보라처럼 흩날리며 사라지는 흰 꽃잎
누운 이도 꽃잎처럼 사라져 갔을 것이다
그 사람
검은 눈망울의 작은 새와
바람과 햇살을 함께 지켜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그 사건을
현실과 상상 사이에 선 듯
눈앞이 아득해지고
가슴은 뛰었다
이와 같이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을까
얼마나 많은 환희가 사라져 갔을까
미처 알지 못했다
날리는 꽃잎의 시간
나와 참새의 시간
그리고 누워 잠든 이의 시간
그 사이에는
그리 많은 차이가 없다
그 짧은 생
존재 그대로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흰 꽃 날리는
봄의 숲

■ 에필로그
엄마를 잃었다.
그 상실감은 나를 숲으로 들게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의문과 끌림에 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사라진 줄 알았던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내어 나타났다.
그리고 삶과 죽음이 그대로 의미가 있으며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먼 곳에서 새벽 비 내리는 소리, 강가에서 가만히 피어나는 안개, 계절을 입은 숲의 향기, 떠날 때 뜻다 한 이야기들은 소리 없는 자연의 호흡으로 내 곁에 머문다.
제목 보임은 ‘보호임(保護任持)’의 줄임말로서 ‘찾은 본성을 잘 보호하여 지킨다’는 뜻이다. 숲에서 찾은 새로운 시각과 본성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내 삶의 과제다.
황 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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